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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중앙일보 단독 기사를 접했습니다. 제목인 즉슨 '올해도 불수능... 평가원 "쉬운 것보다 어려운 게 낫다" 더라구요.

학력평가원에서 전국 300여개 고등학교 교사 1392명을 대상으로하여 수능 난이도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조사해봤다고 합니다. 사실 이 설문 조사를 분석한 결과가 수능이 치뤄지기 대략 3달 전 가량인 2016년 8월에 나왔다고 해요. 참 별스러운 일이다 하고 생각했던 것은 제가 교단에 선지 벌써 10년이 넘는데 한국학력평가원에서 이런 설문조사를 한게 낯선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튼, 이번 2017년 수능이 몇 년만에 나타난 불수능이라고 혀를 찰 정도의 명성을 가지고 있다보니 영어 절대평가가 처음으로 도입되는 2018년 수능 난이도가 과연 어떨 것인지에 관한 예상, 기대, 그리고 불안함이 한데 맞물려 있음은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평가원이 현재 수능 난이도에 굉장히 만족을 하고 있는데다가, 영어 절대평가를 처음 시행하는데 있어 난이도 조정 실패로 인해 구설에 오르는 것이 염두에 두고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난이도를 보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현직 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그 설문조사의 결과는 "더 어렵게 내야 한다"고 보는 교사들이 전체의 34퍼센트, "쉽게 출제 할 필요가 있다"고 본 교사들은 전체의 13퍼센트 였다고 합니다. 거듭 강조해서 말씀드리자면, 이 설문조사는 2017 수학능력시험 이전에 이루어진 것이고 희한하게도 교사들의 염원 아닌 염원이 그대로 반영된 시험이 출제되었다는 것이 팩트라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수능이 치뤄진 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수능이 어려웠다고 본 교사들이 21.3퍼센트, 쉬웠다고 본 교사들이 15.2퍼센트, 나머지 63.5퍼센트의 교사들은 보통이라고 답했다네요. 난이도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 32.7퍼센트가 적절했다고 봤다고 하구요.저는 이 연구에 설문 대상으로 선정된 교사들이 근무하는 학교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학능력평가라는 것은 가장 공정해야 하는 시험 중 하나가 아니던가요. 사실상 전국 특목고, 자사고 등 대입 결과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학교 교사들은 분명 이번 수능 난이도가 평이하거나 내지는 쉬운 축에 속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학교들에서는 아이들에게 반드시 나라에서 정해준 교과서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교과서를 택할 권리와 자유를 가지고 있기에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수학하는 3년 동안 양질의 글을 마음껏 읽고, 읽은 바에 대하여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아이들에게 이번 수능은 배경지식을 확인하는 선에서 크게 넘어가지 않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런 학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지리적 이유나 가정 환경으로 인하여 그런 고등학교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혼자 힘으로 공부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이번 수능은 불수능을 넘어서서 마그마 수능이었거든요.

그리고 설문대상이 교사이어야만 할까요? 수학능력시험은 학생들이 보는것입니다. 적절한 난이도 책정을 위해서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사실 가장 염두에 두고 연구하고 의견을 구해야 할 대상은 학생들이죠. 철없이 무조건 쉽게 내달라고 하는 의견은 모두 가지치기 하고 교사와 학생의 의견을 모두 조율해서 내는 시험이 가장 공정한 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가 아닐까요? 적어도 저는 거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2018 수학능력 시험은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 필자의 예상입니다. 참고로 저는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이기 때문에 영어 난이도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음을 짚고 넘어가는 바 입니다. 올해 수학능력시험은 수능 역사상 최초로 영어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는 해 입니다. 90점 이상이 1등급, 80점 이상이 2등급, 70점 이상이 3등급 이런식이 되는거지요. 어떻게 대입을 위한 시험을 두고 절대평가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이미 만들어진 법이기에 소시민은 그저 따라갈 수 밖에 없는거겠죠. 한편으론, 어쩌면 이 절대평가로 영어시험이 좀 더 공정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1개 틀린 아이와 간신히 90점을 받은 아이가 같은 등급인 것은 1개 틀렸거나 혹은 만점인 아이 입장에서는 충분히 속상할 일이기도 하겠지만, 100점과 90점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는게 불수능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서는 썩 나쁜 아이디어도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2017 수학능력 시험에서는 수학의 난이도가 평범한 수준이었다면 국어와 영어가 매우 어려웠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영어 절대평가로 인하여 90점을 넘는 수준으로만 영어를 공부하게되면 학생들은 아무래도 국어와 수학에 좀 더 많은 시간투자를 할 수도 있겠지요. 한가지 변수는 2018년 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영역이 2017년 수능보다 더 어렵게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실현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은, 국어 영어 수학 모두 난이도를 높여서 심도있게 공부하는게 수험생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는겁니다. 아무래도 2018 수능은 국어가 전년과 같거나 약간 쉽게, 수학은 유지, 영어도 전년과 비슷하게 나올 것 같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거든요. 그럼 참고하시고, 열심히 공부하셔서 꼭 원하는 대학에 입학 할 수 있기를 기원하게습니다. 전국에 수험생들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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