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별다른 기대 없이 본 영화에서 이렇게 큰 만족감을 얻어본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영화 「가족의 탄생」은 각자 서로의 인생을 살아가던 타인들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미라와 형철, 그리고 무신 (문소리, 엄태웅, 고두심)

분식집을 운영하여 홀로 살아가는 미라 (문소리 역)는 5년만에 집으로 돌아온다는 동생 형철(엄태웅 역)의 연락을 받습니다. 설레임에 가득차서 형철을 맞이할 준비를 하던 그녀는, 형철과 함께 온 무신(고두심 역)의 등장에 당황합니다. 이유인 즉슨, 어린 형철이 엄마뻘 되는 무신과 결혼을 했다는 것 때문이었죠. 형철과 무신은 미라 집에서 먹고 자며 민폐를 끼칩니다. 



사실 형철은 머릿속에 이런 저런 구상만 가득찬 '한량' 입니다. 무신은 나이가 많다 뿐, 심성은 고운사람 처럼 보였습니다. 어느날, 미라의 집에 꼬마 아이가 찾아옵니다. 아이는 무신을 엄마라 부르며 달려왔고, 알고보니 무신의 전 남편의 전 아내의 딸이었습니다. 어이가 없는 이 상황에 미라는 무신이 형철과 아이를 데리고 나가줄 것을 원합니다. 


늦은 밤이었기에 하루만 재워달라고 애원하는 소리를 뿌리칠 수 없어 미라는 이들을 자신의 집에서 재웁니다. 다음 날, 미라의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어 아이 과자를 사오겠다며 형철은 집을 나섭니다. 하지만 그 후 그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결국 몇 일을 기다리던 무신은 아이를 데리고 미라의 집을 나서며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합니다. 



경석과 채현, 그리고 선경 (봉태규, 정유미, 공효진)

선경(공효진 역)은 걸핏하면 남자를 갈아치우며 살림을 차리는 엄마 매자(김혜옥 역)에게 진절머리를 내며 살아가는 20대 여성입니다. 혼자 힘으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선경은 쌀쌀맞게 행동하지만 사실 속정이 있는 여자처럼 보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엄마로부터 벗어나 일본에서 살아가고픈 욕망을 가지고 있는 그녀. 어느날 엄마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음을 알게되어 엄마 곁을 맴돕니다. 



매자에게는 어린 아들 경석이 있습니다. 가정이 있는 어떤 남자와 낳은 자식인데, 결국 매자가 죽고 나서 선경은 경석을 키우며 청춘을 모두 보냅니다. 


어느새 훌쩍 자란 경석은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채현(정유미 역)과 연인이 되지만, 어려운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주변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채현이 못마땅합니다. 해서 경석은 채현과 수시로 싸우죠. 어느 날 누나 선경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약속한 날 채현이 다른 집 일을 돕느라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된 경석은 채현에게 이별을 통보합니다. 



하지만 채현과의 이별은 경석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었나봅니다. 집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은 채현 옆에 어떤 남자가 앉기에 고개를 돌려 본 채현은 그 사람이 경석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채현의 집으로 항하죠.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영화 「가족의 탄생」. 어쩌면 우리네 인생도, 이렇게 반복된 우연이 필연처럼 하나로 엮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꼭 한 번 쯤은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