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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 니체의 책 중 '이 사람을 보라'의 챕터를 보면 좀 재미있습니다. 서문 다음에 나오는 첫 제목은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이고 그 다음 챕터의 제목은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 입니다. 잘난척 지존이라고 할 수 있죠. 니체의 책은 대부분 이렇게 잘난척이 많다고 하네요. 저는 '이 사람을 보라'는 읽지 않았습니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를 추천받은 이유는 그의 잘난척 중 그나마 가장 질서정연하고 일관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읽기에 비교적 수월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이 사람을 보라'의 챕터 제목만 봐도 대강 짐작이 가는 내용이지요.
계보란 것은 족보를 의미합니다. 아주 쉽게말하자면 우리 아빠, 엄마는 누구였고, 그 윗 세대에는 누가 살았으며, 그 위로는 또 누구, 또 그 위로는 누구, 그들의 형제는 누구 이런식으로 탐구하는 것이 계보학입니다. 지금 존재하고 있는 자기 자신보다 아래와 후대 보다는 자신의 위와 선대의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이 도덕의 계보학이니 만큼 도덕적으로 선 혹은 악, 우등한 것과 열등한 것, 그리고 죄 등이 어떤 뿌리를 가지고 있고,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쳐 지금 우리 옆을 맴돌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짧은 글들로 구성된 이 책을 읽다보면 그 당시 시대의 모든 선악과 우열, 그리고 죄악의 뿌리와 변화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주는 섬세함이 니체에게는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중세 시대의 기사와 성직자의 사례, 귀족 도덕과 노예 도덕의 은유 등을 통해서 도덕이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님을 충분히 보여줄 뿐입니다. 사실 니체의 모든 저술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내용 안쪽으로 굉장히 심오하고 니체 자신만의 체계를 지니 ㄴ것이어서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니체의 문체 자체도 그렇게 읽기가 편한 타입도 아니어서 읽는 건이 곤혹이라고 느낄수도 있습니다만, 도덕이나 윤리에 대한 판단과 같은 것도 사실 현실에서의 권력 관계, 상황과 맥락에 의해 영향 받을 수 있음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는 저서임에는 분명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책 처럼 문장이 지저분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거나 읽는 매 순간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와 잘 박히지 않는 책들은 이해 될 때까지 한줄 한줄 반복해서 읽기 보다는 조금 참고 그냥 물 흐르듯이 주욱 훑어 내려가며 읽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빠르게 몇 번을 반복해서 읽다보면 책 내용 전체의 체계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부분 부분에 대한 이해도 수월해 집니다. 요즘과 같은 시국에서 책을 읽는 것이 한가로와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럴 때일 수록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훗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 한 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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