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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교수 8인의 특별한 인생수업이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 낮은 인문학은 서울대 교수님들께서 교도소 수감자들의 교정을 위해 인문학 강의를 나가셨던 강의록을 엮은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학자가 자신의 전공을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이 쓰임이 있도록 해 주는 것도 학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8분들이 베풀어주신 은혜가 참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교도소 수감자들에게 인문학 수업을 해 줌으로써 그들에게도 자신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니까요. 인문학이란 그저 지식 함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주는 분야이기에 전 세계 지도자들이나 정치 경제 유명 인사들이 인문학을 그렇게 강조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그 인문학적 사고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교도소 수감자들은 막막할 겁니다. 때문에 그들에게 서울대 교수님들께서 직접 해 주신 강의는 살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책이 교도소 재소자들의 교정을 위한 책이라고 해서 콘텐츠의 질을 얕본다면 오산입니다. ‘낮은 인문학은 교수님들께서 어려운 내용을 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시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인문학을 어느 정도 접해본 사람들이면 깊이 있는 인문학 공부를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만큼 이 책은 깊이 있고 탄탄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울대 종교학과 배현철 교수, 서울대 인문학 연구원 강성용 교수, 서울대학교 김헌 교수, 서울대학교 독어독문과 홍진호 교수 등 여덟 분의 교수님들께서 자신의 전공과 연구 분야에 해당하는 인문학 강의를 펼칩니다. 8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고 각 챕터의 매력이 사뭇 다르기에 한 권의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인간 내면을 살피도록 하는 전체적인 맥락은 같지만 분야를 달리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에 흥미로움을 쭈욱 이어가며 책을 읽을 수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19세기 유럽인들에게 동양은 그들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는 미개한 국가들에 불과했음에도 독일 철학자 에릭 프롬은 불교 사상에 심취하여 명상을 생활화하고 무소유를 강조했었다는 서울대 철학과 박찬국 교수님의 말씀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또한, 시간 속의 존재인 인간에게 죽음은 필연임을 직시하라고 조언했던 서울대 종교학과 유요한 교수님의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죽음을 부정하지 말고 두려워 말고 성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우리가 삶을 더 픙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우리가 삶을 어떻게 알차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었습니다.

  88색의 강의를 읽고 나와 우리, 그리고 우리 사회를 좀 더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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