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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역사는 대략 1500년을 단위로 각각 세 시대로 이루어지는데, 이 중에서 두 시대가 고대에 속합니다.
'영원의 사슬로 서로 묶여 있는' 이 시대들 가운데 첫 번째 시대는 서로 구별되기도 하지만 연결되어 있기도 한 중심지, 즉 이집트, 바빌로니아, 크레타-미케네에서 발생한 동양 문명의 흥망성회를 포함합니다. 기원전 1200년부터 서기 300년까지에 해당하는 두 번째 시대 역시 문명의 성장, 결실, 퇴락, 즉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수준 높은 물질적, 지적 문화로 채워집니다. 두 번째 시대와 수백 년에 겹치는 세 번째 혹은 기독교 시대는 오늘날 우리가 사는 시대에까지 이릅니다. 20세기는 네 번째 시대의 시작으로, 인간 발전의 가능성이 전례없이 열린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인은 기독교도와 마찬가지로 수백 년간 선조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지요. 이들이 처음 창작한 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어떤 의미에서 크레타인과 미케네이느이 행위를 배경으로 하는 크레타-미케네 시대의 유산입니다. 그럼에도 중세와 근대 유럽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인의 가장 특색 있는 산물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노력의 결과입니다.
그리스인이 인류의 새로운 종으로 등장한 것은 기원전 8세기에서 기원전 7세기의 일입니다. 에게 해에서 지중해로 뻗어나간 이 시기에 그리스인은 동방 정신을 속박해왔던 족쇄를 벗어던졌고, 자신들의 지성을 신뢰하며 움츠러들지 않은 채 인간 삶의 엄숙한 문제들과 마주했습니다. 그리스인이 자신의 위치를 깨달았을 때, 그들은 국가이기도 한 도시들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도시들 사이에는 정치적 연계가 전혀 없었지요. 밀레투스 코린토스, 시라쿠사, 마살리아와 그 밖에 당시 존재하던 수백 개의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서로 묶어주던 가느다란 정서, 언어, 종교적 유대가 있었을 뿐입니다. 크레타 한 곳에만도 23개나 되는 도시-국가들이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고대 그리스의 지도가 그토록 복잡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그리스에서도, 국가적이기도 하고 도시적이기도 한 삶의 무대였던 도시-국가들은 자유로운 제도가 성장하기에 가장 적합한 토양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스가 형성되던 시대에 특히 중요하게 살펴야 할 대목은 개인주의의 발흥입니다. 시인들은 호메로스식 관습에서 벗어나 옛날처럼 고대 영웅들의 행위가 아닌 자신들의 감정, 관념, 경험을 다루었습니다. 시인들은 서사시의 운율과 어법을 제쳐두고 그들 고유의 운율과 방언으로 보통 남녀를 이야기했습니다.
오랫동안 한 유바의 정신 안에서 작업하는 데 익숙하고 특정한 유형의 예술을 세심하게 다듬는 데 익숙해져 있던 조각가와 화가는 이제 작품 대부분을 자신들의 창조물이라고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이름을 써넣을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지요.
종교문제는 이제 더 이상 호메로스와 같은 계시로는 만족스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사유하는 개인이라면 종교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정통파로 남은 사람도 있고, 디오니소스와 데메테르에 대한 감정적 숭배에서 안식처를 찾은 사람도 있었지요. 또 기존 종교에 반발하여 세상을 신의 창조물이 아니라 자연법칙의 산물로 설명하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가족, 친족, 형제에 가려져 있던 사람들이 이제는 이러한 유대관계로부터 떨어져 나와, 공적인 목적을 위해 모두에게 똑같은 권리를 허용한 국가의 권위만을 인정했습니다. 종교와 예술에서처럼 정치에서도 반란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르킬로코스, 사포, 알카이오스처럼 개인의 이야기를 읊은 시인, 밀레수트의 탈레스와 같은 철학자, 이오니아의 자연학자와 참주는 모두 친척뻘이었습니다.
아시아의 그리스인들은 대체로 그 시대의 지도자였고, 밀레투스는 그리스 세계 전체에서 가장 큰 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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